6월 24일 미국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임신중절)을 인정한 기존의 판례를 뒤집는 결정을 내렸는데, 이것이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2021년부터는 수술 허용 범위(모자보건법)만 남게 되고, 처벌 규정(형법)은 사라지게 되었다. 모자보건법상 허용되는 수술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마땅히 처벌할 수 없게 되었기에 모순적이기는 하나 합법화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허가 논란
헌재의 낙태죄 위헌 판결이후 현대 약품이 재빨리 프랑스 제약회사 루쎌 위클라프에서 개발한 임신중절(낙태)약을 ‘미프지미소’라는 제품명으로 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이 약품에 대한 허가 여부가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
‘미프지미소’의 원제품 이름은 ‘미프진’으로 현재 전 세계 75개 국에서 합법적으로 사용중인 제품으로, 스테로이드성 항프로게스테론을 주성분으로 하는 호르몬제이다. 이 약품은 WHO에서도 필수의약품으로 지정을 할 정도로 안전성을 확보한 상태지만, 국내에서는 그동안 사용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법률적으로 임신 24주이내에 낙태가 허용되면서 임신 중절약의 필요성 때문에 곧 사용이 합법화될 것으로 예상된 상태였고, 현대 약품에서 허가 신청을 낸 상태다.
임신중절약 '미프지미소' 허가..식약처의 딜레마?
식약처는 그동안 ‘미프지미소’에 대한 과학적 근거, 해외 사용 실태,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진행해 왔다고 밝히고 있으나 최종 허가여부에 대해서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허가 결정에 있어서 핵심 사항이라고 할 수 있는 ‘가교임상’에 대해 중앙약사심의위원회가 지난해 면제 권고를 했음에도 식약처는 여전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고 있어 답답함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교임상은 외국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관한 임상을 내국인에게도 실시해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지를 보기 위해 시행된다.)
현재 미국연방대법원의 낙태권 보장 번복으로 발생하고 있는 미국내의 사회적 혼란을 보았을 때, 식약처가 여전히 종교 단체, 여성 단체, 시민 단체 등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임신중절(낙태)의 현실과 대안부제
낙태가 불법이었다고 해서 그동안 낙태(임신중절) 시도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낙태약이 암거래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이미 정부 단속의 한계를 벗어난 듯 보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렇게 음지에서 거래되는 낙태약들의 경우 대부분 출처도 불분명 하고 심각한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이다. 간혹 중국산 낙태약 밀반입 일당이 세관에 검거되었다는 뉴스가 나오기는 하지만 이제는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을 통해서도 낙태약을 구할 수 있을 만큼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상항에서 의사와 약사는 서로 밥그릇 싸움을 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먼저, 의사측의 입장은 미프지미소의 안전성 검증에 문제를 제기하며 의사에 의한 낙태 수술이 가장 확실한 임신중절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약사측의 주장은 시골지역 및 청소년의 경우는 수술을 통한 낙태보다는 약물 사용이 더 좋을 방법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낙태가 불법이었던 상황에서 산부인과 의사들의 인공중절 수술 경험이 현저히 부족할 것이라는 주장을 덧붙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프지미소에 대한 최종 결정은 언제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여성 단체의 경우 임신중절(낙태)을 찬성하는 입장이라서 임신중절 의약품의 허가를 요청하고 있는 반면에, 종교 단체와 일부 시민 단체들은 낙태 자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라 임신중절약의 경우는 더욱 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 정부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예상외로 초기 지지율도 높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쉽게 내릴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이다. 그러는 사이 우리의 여성들은 여전히 출처와 성분조차 모르는 임신중절약을 일반인에게 구매해 복용하는 위험을 감수해야할 것이다.
'건강관련핫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0만 당뇨인의 희망이 될까? 스테비아 vs 알룰로스 (0) | 2022.06.26 |
---|---|
말초동맥질환..한 여름에도 손발이 차고 자주 쥐가 날 때 의심 (0) | 2022.06.26 |
美대법원, 여성 낙태권 보장 번복으로 다시 분열된 미국 (0) | 2022.06.25 |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귓밥? 귀지? 어떻게 해야 (0) | 2022.06.24 |
몸에 멍이 잘 생길 때 의심할 수 있는 질환 (0) | 2022.06.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