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50십대 이상의 남자들 가운데 아직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한 번도 받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 이유들이 현실적인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오대남들의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들도 있는 것 같다.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변명은 바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준비하면서 마셔야 하는 조영제에 대한 부담이다. 검사 전 대장을 완전히 비위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그것을 귀찮아 하는 건지 무서워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는 두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받아들이기가 좀 힘들다. 이 경우 대부분 나이대가 50중반을 훌쩍 넘긴, 대체로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이들의 변명은 본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생활 습관으로 유추해 보았을 때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되면 분명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만약 덜컥 암이라는 진단이 나오면 어떻게 하냐는 두려움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선뜻 공감은 안가지만 그래도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오대남들의 자화상일 수도 있는 생각도 든다.
대장 내시경과 용종
사실 대장 내시경을 처음 받게 되는 나이대가 최소한 40 – 50 대 이상이다 보니, 검사 과정에서 용종이 발견되는 경우가 드물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과정에서 발견되는 용종은 그 자리에서 제거한다.
용종이라는 용어는 장 점막에서 돌출된 모든 형대의 병변을 부르는데 사용되기 때문에 용종이라는 단어만으로는 그 위험성을 알기 힘들다.
그래서 용종을 좀 더 세부적으로 분류해 보자면, 용종은 일단 상피성 용종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용종(상피성용종)은 크게 종양성 용종과 비종양성 용종으로 나눌 수 있는데 종양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선종성 용종이 있다.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용종(=상피성용종)
- 종양성 용종 – 선종성 용정, 대장 용종 가운데 67 – 75%, 대장암으로 진행 가능
- 비종양성 용종 – 과형성 용종, 염증성 용종, 연소성 용종,점막 용종 – 대장암 진행 가능성 희박
대장 내시경과 용종 절제
대장 내시경 검사 중 용종이 발견되면 환자와의 사전 동의 하에 곧바로 절제술로 제거를 한다. 이때 경우에 따라 약간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드물지만 심한 경우에는 천공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대장 내시경 검사 때 용종 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최소한 1주일 정도는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를 피하고,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용종 제거 후 대장 내시경 검사 주기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지 않았으면 50세 이상의 경우는 5년 마다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고된다. 하지만 용종 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대장 내시경 검사 주기가 더 짧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 3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
- 1cm 이하의 작은 선종성 용종이 3개 이상
- 1cm 이상의 큰 선종성 용종이 있는 경우
- 융모성이거나 고도이형성인 경우
▶ 1 - 3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
- 선종성 용종이 10개 이상
의료진 입장에서 보면 대장 내시경 검사를 미루는 환자들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통해 미리 용종을 발견하기만 하면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절제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는 것을 놔두고 뒤늦게 암으로 진행된 다음에 병원에 오는 경우를 자주 볼 테니 말이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에 앞서 100세 시대를 바라보는 지금은 본인 자신의 몸에 대한 책임감도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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