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신장) 기능이 10%대 아래로 떨어지는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환자는 ‘투석’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막상 혈액투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막연한 두려움도 있겠지만, 매주 3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간혹 투석을 미루는 환자도 있지만 투석을 미루다가는 결국은 응급 상태로 투석을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환자의 사망률이 7배 가량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혈액 투석에 대한 대안으로 복막 투석이 이용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복막 투석의 경우 시행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충분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복막 투석이란?
복막 투석은 위, 간, 대장 등의 장기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복막을 투석을 위한 필터로 사용해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 방식이다. 복강 내에 삽입한 도관을 통해 투석액을 본인이 직접 주입한 후 6 - 8시간이 지난 후에 새로운 투석액으로 교체해 나가는 방식이다. 병원 방문은 투석 결과에 대한 상담과 진료를 위해 보통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방문하게 된다.
본인이 다니는 병원이 ‘복막 투석 환자 재택관리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라면 복막 투석 교육 상담을 신청해서 질환과 투석 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여러 의료기관이나 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어 있어 복막 투석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예전에 비해 수월해졌다.
복막 투석 장점은?
복막 투석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 가정이나 직장 어디서든 매일 투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병원 방문에 대한 부담이 적고, 여행이나 출장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음식 섭취 역시 혈액 투석보다 허용되는 부분이 많아서 기본 체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복막 투석을 하게 되면 신장의 남아있는 기능 보존에도 다소 유리하다. 특히, 신부전 환자의 추적 관찰 결과에 따르면 잔여신기능이 유지되는 투석 시작 후 2 - 3년 간 환자의 예후는 복막 투석이 혈액투석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막 투석의 단점은?
우선 복막 투석관을 몸에 달고 생활하는 것이 불편한 것은 당연하다. 도관의 끝은 외부로 노출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자칫 감염이 될 가능성도 있어 위생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복막 투석을 받게 되면 살이 찌게 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복막 투석액 성분 가운데 포도당이 있기 때문이다. 이 포도당이 복막에 흡수되면서 복부 비만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는 음식 섭취량을 조금 줄이면서,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한 번에 10분가량, 하루2 - 3회 정도로 가볍게 운동을 시작하다가, 적응 후에는 시간을 서서히 늘려서 30분 정도까지 운동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이 좋다.
복막 투석의 종류
복막 투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환자들의 경우 ‘손투석’과 ‘기계투석”으로 구분해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손투석(지속성외래복막투석)의 경우는 하루에 4회의 투석액 교환을 수동으로 시행하는 방법이고, 기계투석(자동복막투석)은 투석 기계를 집에 두고 밤에 수면 시간을 이용해 투석을 진행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선호하는 방식이다. 기계투석의 또다른 장점은 투석 결과를 따로 기록해 두지 않더라도 결과가 자동으로 의료진에게 전달되는 시스템이라 환자의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다.
코로나19의 유행 상황은 그동안 주목을 받지 못했던 복막 투석이 오히려 재조명을 받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코로나 확산이 절정에 달했을 때 위중증 환자의 급증으로 혈액 투석 병상이 부족해 제때 혈액 투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속출하기도 했다. 결국 코로나 유행이 길어지면서 복막 투석이 혈액 투석의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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