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80이 되신 아버님의 허리에 문제가 생겼다. 평생 허리 통증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버님이 단 한 번에 두 발로 서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나니 새삼 허리의 중요성이 느껴지게 되었다. 아무튼, 아버님의 진단명은 ‘척추관 협착증’ 이었다. 검사 결과 제법 상태가 심했는데 다행히도 그동안은 별다른 통증 없이 지내시다가 이번에 그 ‘임계점’을 넘어선 모양이다.
사실 80년을 넘게 사용해온 허리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신체 노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도 있다. 특히, 척추는 관절과 더불어 노화 현상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신체 부위다. 이러한 척추에 노화가 나타나면 보통 퇴행성 질환이 생기게 되는데 ‘척추관 협착증’이 가장 대표적이다.
척추관 협착증이란?
척추관 협착증은 뇌에서부터 내려오는 신경의 통로인 척추관이 여러가지 이유로 변화를 겪으며 좁아져 나타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해당 신경 주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큰 발생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다. 척추관 주변의 뼈 조직이 가시처럼 자라 신경을 누르게 되는데 이를 골극현상이라고 부른다.
척추관 협착증의 특징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큰 특징은 만성적인 허리 통증이다. 척추관이 좁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신경으로 전달되는 혈액 또는 영양분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신경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가장 큰 발생 원인이기 대문에 50대 이상에서 발병율이 가장 높다.
문제는 척추관 협착증을 단순 허리 통증, 즉 일시적으로 허리를 삐었다고 여겨 전문적인 검사와 치료없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극심한 통증이 생기더라도 파스, 소염제 등을 통해 본인 스스로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도 흔하다.
척추관 협착증의 자가 진단법
▶ 다리 당김 증상
허리 통증이 왔을 때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구분하는 가장 큰 특징이 바로 다리 당김 증상이다.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양쪽 다리에서 당김 증상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쉴 때도 쪼그려 앉아서 쉬어야 더 편안한 느낌을 갖게 된다. 반면에,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는 서서 있거나 또는 계속 걸을 경우 오히려 통증이 줄어들게 된다.
▶ 까치발 걷기
척추관 협착증 환자의 경우 다리 당김 증상이 심해지면서 발(목)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까치발로 걷기를 시도했을 때 걷기가 힘들거나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될 경우 요추나 천추 주변에 퇴행성 변화를 의심해 볼 수 있다.
▶ 허리 숙이기 동작
길을 걷다 보면 주변에서 허리가 기역자로 꺾여 있는 어른신들을 보게 되는데, 이런 분들을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로 부르곤 한다. 이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그런 모습을 하게 된 것은 아니고 척추관 협착증이 있을 때 허리를 숙일 경우 척추관의 공간이 좀 더 넓어질 수 있어 통증이 완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계속 허리를 숙인 자세를 유지하다 보면, 결국 허리가 휘어진 상태로 주변 조직이 굳어 버려 꼬부랑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
척추관 협착증 의심 증상이 보이면 곧바로 정형외과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초기라면 비수술 요법인, 흔히 ‘뼈주사’로 불리는 신경차단술을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다. 통증이 발생한 부위에 주사를 활용하여 약물을 투여하는데, 이때 정확한 약물 투여를 위해 영어 알파벳 C자 모양을 한 ‘씨암(C-arm)’ 영상장비를 사용한다.
신경차단술 외에 또 다른 비수술 요법으로 DNA 주사치료 요법이 있다. 이 치료법은 DNA 증식제를 병변에 주입해서 치유 과정을 돕게 되는 원리로, 조직 내에 성장인자 분비를 촉진하는 동시에 정상 섬유아세포의 활성을 유도하게 된다.
좀 더 세부적인 치료법은 다음 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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