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기술은 해를 거듭할 수 록 놀라운 속도로 발전을 하고 있지만 현실에서 그런 최신의 고급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자들은 극히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고의 치료를 해 줄 수 없는 마음은 참으로 비통할 것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누군가는 여전히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한국에서 항암제에 관련해서 두가지의 반갑고 다행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중에 암 환우가 없다면 다소 어려운 내용일 수도 있겠으나 반대로 암 환우나 가족들에게는 너무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소식일 수도 있겠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암세포와 맞짱 뜨는 면역세포 - 카티(CAR-T)세포 치료
면역 항암제 시장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여겨지는 카티세포 치료는 기존의 항암제와는 달리 우리 몸 안의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설계된 치료다. 예전 1, 2세대 항암제는 외부 치료제를 몸 안에 주입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때 암세포 주위의 정상세포도 함께 공격을 당해 그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이 너무 심했다.
치료 기전이 일반인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어 마침 현재 발생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해보려고 하는데 혹시라도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1.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군이 무장을 하고 들어와 공격을 개시한다.
>> 암이 발생하여 우리 몸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2. 우크라이나에서 자국 내 군인 한 명을 급히 미국으로 보낸다.
>> 몸 내 면역세포를 추출한다.
3. 미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의 신체능력 강화를 위해 약물 주입 및 인공 보조물을 장착
>> 백혈구 속 T세포에 암세포에 달라붙는 미리 준비해둔 항원(네비게이션)을 붙인다.
4. 극강의 신체 능력을 지닌 그 군인을 인간 복제를 통해 수 만명 만들어 낸다.
>> 네이게이션이 붙은(CAR-T) 세포를 실험실에서 증폭한다.
5. 복제된 군인들을 우크라이나 현지로 보내서 러시아 군과 맞서게 한다.
>> 체내로 주입된 카티(CAR-T) 세포가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이렇게 기억의 항암 치료로 보이는 방법이 개발되어 있지만 (물론 완벽한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 활용되기가 어려운 이유는 역시 비용 때문이다. 현재 스위스의 노바티스라는 회사가 국내 첫 카티세포치료제의 허가를 받았으나 회당 비용이 5억에 달해 쓸 수 있는 환자가 많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드디어 한국 서울대병원에서 지난 달 (2022년 2월) 카티치료제 자체 생산 개시를 발표하고 조만간 환자 투약이 가능하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기존에는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를 해외로 보내 배양해 오는 과정까지 3주 이상이 소요되었으나 이제는 서울대병원에서 직접 생산하면서 그 기간이 평균 12일로 단축되었다.
병원측은 이번에 생산된 카티세포치료제는 우선 국내 소아백혈병 환자들에게 무상 공급을 한다고 전해 어린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면역관문억제제 – 키투루다
면역관문억제제라는 말이 어렵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오히려 영어로 풀이해 보면 이해하기가 쉬울 수도 있다. 면역(immune) 관문(checkpoint) 억제제(inhibitor)는 말그대로 암세포가 우리 몸을 공격하기 위해 들어왔을 때 제 일선에서 보초를 서고 있는 감시자가 제대로 자기 일을 못하도록 만드는데 그것을 방지할 수 있게 하는 치료제이다.
생활속의 예를 들어보면 우리가 뜨거운 물에 손을 넣었을 때 손에 있는 감각을 담당하는 보초명들이 순간적으로 뇌에 신호를 보내며 즉시 손을 빼면서 손상을 최소한 하게 된다. 하지만 손에 감각을 담당하는 보초병들이 미리 공력을 당하거나 최면에 걸리게 되면 뇌에 그 사실이 전달되지 못하고 엄청난 피해가 생기게 된다.
안타깝게도 면역관문억제제 중의 하나인 키투루다의 한 해 약값이 1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카티세포치료제와 마찬가지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가 어려운 치료제였다.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3월부터 확대되면서 암환우들에게 재정적으로 커다란 도움이 될 예정이다. 특히, 키투루다는 비소세포암 면역항암제로 매년 4,000여 명의 폐암 환자가 치료를 받게 되는데 연간 치료비가 1억원에서 350만원 정도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항암제 개발은 이제 3세대를 지나 본격적인 4세대 항암제를 향해 진행되고 있는데 여전히 높은 비용의 문턱으로 인해 현실에서는 3세대 항암제도 이용하는데 너무도 큰 장벽이 있다. 다행히 최근 국내의 바이오 회사들과 대학병원이 콜라보를 통해 다양한 임상 연구와 임상 시험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 서울대학병원의 카티세포치료제 생산 소식이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이 되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성과를 내서 수많은 암 환우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 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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