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복점”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손바닥이나 발등에 점이 있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다. 그래서 어릴 때는 자신의 점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성인이 되어서는 오히려 복점 때문에 일이 잘 풀리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의미부여를 하기도 한다. 물론 서양에서도 특정부위, 특히 입술 옆에 점이 있으면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우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점에 대해 의학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손바닥, 발바닥 그리고 손톱이나 발톱 밑에는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점이 잘 생기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단 이런 곳에 점이 보인다 거나 점이 검게 변해간다면 병원을 찾아 조직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사실 우리가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부위라 이러한 곳에 점이 생겼다 거나, 색의 변해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 점과 피부암
피부암은 크게 3가지로 나누게 되는데,
- 편평세포암
- 흑색종
- 기저세포암
이 가운데 가장 악성도가 높은 것은 흑색종이다. 검은 색소가 짙어 지면서 경계가 불분명하게 커져가는 특징이 있는데, 특히 점에 색이 섞여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면 반드시 흑색종을 의심해 보야야 한다. 쉽게 다른 부위로 전이가 되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일단 흑색종의 가이드라인에는 점의 크기가 6mm 이상일 경우 조직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손이나 발, 혹은 손톱 밑에 평소에 보지 못했던 점이 점점 커지는 것을 발견하면 크기와 상관없이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검버섯과 피부암
나이가 들어 가면서 가장 큰 스트레스 중의 하나가 바로 얼굴에 생기기 시작하는 검버섯일 것이다. 이런 검버섯은 육안으로는 전문의가 보아도 피부암과 구별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서 아래의 경우에 해당되면 조직 검사를 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 검버섯(반점)의 범위가 점점 넓어 짐
- 피가 섞인 진물이 나오는 경우
- 딱지가 낫지 않고 반복적으로 생김
노화로 생기는 검버섯이나 부스럼은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고 향후 피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초기에 레이저로 제거를 하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다행히도 한국은 서양에 비해 피부암의 발병률은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그에 비례해서 피부암에 대한 인식도 낮기 때문에 초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가 되기도 한다. 최근 5년간 국내 피부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더 이상 “복점”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느낌에만 만족하지 말고 손바닥, 발바닥 뿐만 아니라 우리 몸 곳곳에 갑자기 생기기 시작한 점이 있다면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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