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는 당연히 술을 피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것이 당뇨병과 술 만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술은 그냥 세상 모든 질병의 직,간접적 원인 내지 악화요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말이다. 당뇨병 환자에게 술을 권장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도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알코올이 당뇨병에 미치는 영향
기본적으로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중추신경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로 인하여 정상적으로 돌아가던 생체리듬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특히, 술을 마시게 되면 간이 알코올 분해를 우선적으로 담당하기 때문에 그동안 간에 의한 포도당 합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는 순간적인 저혈당을 불러올 수 있다.
저혈당의 위험성을 알지 못하는 일부 당뇨병 환자들이 이런 기전을 이용해 폭식 + 음주 라는 방식을 통해 음식 조절 실패의 죄책감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와 같은 편법은 오히려 비만으로 이어져 혈당을 더욱 상승시키며, 당뇨병으로 기인한 췌장, 위장, 간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일명, 최악의 선택이 되는 것이다.
그래도 술이 생각난다면
의료기관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당뇨병 환자의 음주에 대해서 보수적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의 알코올 섭취에도 엄격한 조건을 제시하는데 보통은 다음과 같다.
▲ 평소 혈당 조절이 목표범위 이내로 유지되고 있는가?
▲ 갑작스런 저혈당 발생시 대처방법을 잘 숙지하고 있는가?
▲ 담당의사가 적정량의 음주에 대해서 허용하였는가?
하지만, 여기에 이어서 적정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일반적으로 술 맛이 바로 사라져 버리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의료진의 ‘빅픽쳐’일지도 모르겠다.
당뇨 환자의 1회 적정 음주량은 소주 기준으로 45cc, 맥주의 경우는 350cc, 와인은 145cc 정도로 권해지는데 이는 모두 전용 잔으로 한 잔 내지 두 잔 정도의 양이다. 그런데 이것도 주 1회는 넘기지 말라고 한다. 거기에 저혈당 위험 때문에 혼자서 마시면 안된다는 배려까지 잊지 않으니 그냥 의문의 1패를 당한 기분이 들 수도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
여기부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니 각자의 판단에 따라 좋을 대로 선택하면 된다.
앞서 언급한 의료진의 권고가 절대로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뇨병을 평생을 함께 가야할 동반자로 여긴다면 가끔은 긴장의 끈을 아주 조금 풀어주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 살다 보면 술이 그리울 때도 있고, 싫어도 분위기 상 마셔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럴 때 마다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술을 피할 수만은 없다.
차라리, 든든한 안주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자신의 주량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마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고백하자면, 전당뇨인 내가 현재 하고 있는 방법이다. 평생 술을 끊을 자신은 없기 때문에 현재 한 달에 한 번 날을 정해서 소위 치팅데이를 보내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다른 날들을 더욱 엄격한 관리하에 보내고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스타일에 해당되는지 알 것이다. 예상하건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팅데이를 자주 갖는 스타일일 것이다. 이것이 의료진의 빅픽쳐라는 이야기를 한 이유이기도 하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술을 아예 마시지 말던가 아니면 기분 좋게 나름대로의 기한을 정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보상으로 마시는 선택을 해보라는 것이다.
'생활습관병(당.고.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뇌혈관질환, 피할 수 없다면 예방관리로 승부 (0) | 2022.09.02 |
---|---|
코로나? 관상동맥 질환, 국내 사망 원인 2위 (0) | 2022.08.26 |
전당뇨 및 당뇨환자를 위한 건강한 식사법 (0) | 2022.07.26 |
당뇨병에 대한 불편한 진실, 고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의 관계 (0) | 2022.07.20 |
고혈압 환자 천만 시대..고혈압의 원인과 합병증 (0) | 2022.07.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