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세를 떨치고 있는데 사실 코로나(Corona)라는 단어는 천문에 쓰이는 용어로, 특히 일식이나 월식 때 해나 달 둘레에 생기는 둥그런 광환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단어가 심장에 사용될 경우 관상동맥(coronary artery)이라는 혈관에 쓰일 수 있다. 혈관 모양이 마치 둥그런 왕관의 모양이라 ‘관상’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관상동맥은 대동맥에서 나눠져 심장 근육 자체에 혈액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관상동맥에 여러 가지 이유로 문제가 생기면서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결국 심장근육에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가슴 통증이나 호흡곤란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관상동맥이 좁아져서 나타나는 협심증과 관상동맥이 막혀서 발생하게 되는 급성 심근경색이 가장 대표적인 관상동맥 질환이다. 2020년 사망 원인 통계를 보면 관상동맥 질환을 포함한 심장 질환이 국내 사망 원인 2위에 올랐을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협심증 -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상태
관상동맥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협심증은 크게 안정성과 불안정성 두가지로 나뉜다. 협심증의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운동할 때 숨이 가쁘고 통증이 생기거나, 계단을 오를 때 가슴이 타는 듯하거나, 숨이 차 헐떡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때 무시하지 말고 협심증 등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 안정성 협심증(stable angina)
운동을 과도하게 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안정성 협심증의 경우 운동을 멈추거나 스트레스 요인이 제거되면 곧바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불안정성 협심증(unstable angina)
혈관이 더욱 좁아지거나 콜레스테롤 같은 기름기와 각종 노폐물이 엉겨 붙어 있을 경우는 운동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 후에도 가슴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식은땀이 날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그리고 10 - 20초에 그쳤던 통증이 몇 분씩 지속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불안전성 협심증에 해당된다.
☞ 협심증의 진단과 치료
협심증의 진단은 혈관조영술, 초음파검사, 광간섭단층촬영(OCT) 등의 심장 혈관 영상 검사를 사용해서 내리게 된다. 이 외에 혈관 기능 소실 여부를 수치로 정확히 제시하는 혈관 기능 검사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협심증의 경우 우선 약물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피를 묽게 만들어서 혈관이 막히는 것을 예방하는 항혈소판제(예;아스피린), 동맥경화 진행을 막고 콜레스테롤 조절을 위한 스타틴계 약, 그리고 통증을 조절해 주는 약 등을 사용한다. 간혹, 평생 협심증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약 복용을 꺼리는 환자가 있는데, 평생 먹더라도 치명적인 부작용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만약, 약물 치료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더 심해지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는 스텐트(stent) 시술을 한다. 최근에는 약물 코팅된 스텐트가 개발되어 혈관이 재차 좁아지는 재협착률도 5% 미만으로 줄어들게 되었다. 무엇보다 시술 후 평균적인 약 복용 기간도 1년에서 6 - 9개월, 더욱 짧게는 3개월 미만으로 줄었다.
급성 심근경색 – 돌연사의 주범
관상동맥이 여러가지 이유로 인하여 완전히 막히면 심장근육이 괴사하게 되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진행된다. 일단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아주 극심한 통증이 오래 지속되는데 급성 심근경색 발생시 병원 도착 전에 40%가 사망하고, 병원 도착 후 적극 치료해도 5%가 목숨을 잃는다는 통계가 있다.
▶ 급성 심근경색의 증상
급성 심근경색의 주증상은 숨이 차고, 가슴이 뻐근하거나 혹은 뜨겁고,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이 있다. 특히 가슴 가운데 통증이 느껴진다. 사람에 따라서는 상복부에 통증, 구토, 오심,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간혹 이러한 증상을 위장병이나 두통으로 착각해서 치료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따라서, 이런 통증이 15~30분 이상 지속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고, 1시간 이내 치료해야 후유증을 막을 수 있다.
☞ 급성 심근경색의 치료
급성 심근경색의 표준 치료는 스텐트 시술인데, 가슴을 여는 대신 주로 허벅지 혈관을 통해 그물망 형태의 스텐트를 삽입한 후, 막힌 부위에서 스텐트를 벌려 혈관을 뚫는 치료법이다. 급성 심근경색 증상 발생 후 2시간 이내에 스텐트 시술을 시행하면 생존율 향상과 함께 심장 기능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에서는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90% 이상이 스텐트 시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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