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명치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있는 소화기관으로 대표적인 역할은 인슐린과 소화 효소를 분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췌장에 악성 종양이 생길 경우 주요 증상은 입맛이 없거나, 복통,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황달 등이다. 또한 췌장에 악성 종양이 생긴 경우 담즙 배출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대변의 색깔이 회색에 가깝게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들은 췌장암을 진단받은 후 나오게 되는 결과론 적인 이야기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앞서 나열한 증상들은 췌장암 외에 다른 여러 질환들의 증상과 겹치기도 하고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어 증상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췌장암을 의심하기에는 무리가 좀 있다.
오늘은 그 어떤 암보다도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췌장암의 조기 발견에 대한 현실적 대안과 밝은 미래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당화혈색소, 체중, 그리고 췌장암
서두에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소화기관이라 소개했다. 따라서 췌장암에 걸리면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결국 혈당 관리를 어렵게 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이것은 반대로 혈당 조절 문제의 원인이 췌장암과 같은 췌장의 문제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이렇게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최근 영국의 서레이 대학의 연구팀이 이러한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의 핵심은 체중과 당화혈색소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경우 췌장암을 최대 3년가량 먼저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체중 감소와 췌장암
이 연구에서 췌장암 환자는 췌장암을 진단받기 2년 전부터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었고, BMI(체질량) 지수가 췌장암 진단 당시 대조군의 평균치보다 3 정도 낮았다. 그리고 당뇨병 환자가 급격한 체중 감소를 보일 경우 췌장암 발병 위험은 더욱 높았다.
▶ 당화혈색소와 췌장암
췌장암 환자의 경우 췌장암 진단을 받기 3년 전부터 당화혈색소(HbA1c)가 눈에 띄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식사 후 고혈당이 당뇨병을 앓지 않았던 사람에게 나타난 경우에는 기존 당뇨병 환자보다 췌장암이 발병할 신호일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진은 연구의 결과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췌장암 진단을 받기 몇 년 전에 환자의 체중 감소와 혈당 증가가 명확하게 감지됐다. BMI와 당화혈색소는 쉽게 수집되는 간단한 검사 결과이므로, 정기적으로 확인해보는 게 췌장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연구의 한계는 췌장과 당뇨와의 관계를 수치상 확인해 주는 역할은 했지만, 당화혈색소와 체중의 변화로 췌장암을 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현재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들을 모두 잠재적인 췌장암 환자로 여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췌장암 조기발견에 대한 희소식
한국재료연구원(KIMS) 정호상 박사 연구팀이 소량의 소변에 빛을 쬐어 암을 발견할 수 있는 센서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빛을 내는 광 신호에 AI(인공지능) 분석법을 적용한 결과 정상인과 전립선암, 췌장암 환자를 최대 99%까지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기술 개발이 가능할 수 있었을까?
연구팀은 암 환자와 정상인의 소변은 대사체 구성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해서 연구를 시작했다. 우리 몸속에 암세포가 증식하기 시작하면 비정상적인 물질대사로 인해 정상인과 다른 대사체를 소변으로 분비한다. 따라서 소변에 빛을 쬐어 대사체의 광신호를 증폭하면 두 소변의 차이를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센서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개발된 센서는 별도의 분석 과정 없이도 단순하게 빛 만을 쬐어 전립선암과 췌장암 진단이 가능하기에 이르렀다. 게다가 검사기기 역시 스트립형(테이프 형태)으로 현장에서 신속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이번 소식은 너무 놀라워서 의구심이 먼저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제품이 상용화가 될 경우 얼마나 엄청난 경제적, 의료적 성과를 내게 될지 상상이 되질 않는다.
아무튼, 소변 센서를 통한 암 진단의 상용화는 언제 가능할까?
연구팀에 따르면 센서의 생산가격이 개당 100원 이하여서 대량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으며 관련 특허를 한국과 미국에 출원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희망 고문이 될지, 췌장암의 게임 체인저가 될지 모르겠지만 관련 소식을 계속 지켜볼 생각이다. 다음에도 계속 관련된 글을 이어서 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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