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거의 대부분의 암이 초기에는 별다른 자각 증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것은 커다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뚜렷한 암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할 때면 이미 암이 꽤 진행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을 신경 쓸 여지도 없이 암의 진단과 치료 계획으로 모든 신경이 쏠리게 되어있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일상 생활에서 조금씩 나이에 맞게 자신의 몸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고 역시 나이에 맞는 병원 검사를 놓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받는다면 암에 걸리더라도 조기에 발견할 확률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대장암은 저 세상의 용어였다.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배가 불룩하고 나온 중년이 훌쩍 넘은 사람들 만이 신경을 써야 할 나와는 전혀 관계없을 것만 같았던 질환이었다. 하지만, 지천명(知天命) 오십이 된 올해 본능적으로 대장암과 대장내시경에 대한 검색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살아보니 암은 “어떻게 예방하는가” 보다 “누가 더 빨리 발견하는가” 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생 엄격한 식생활을 유지하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해오던 사람들도 덜컥 암에 걸리는 모습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보았기 때문이다.
대장암의 초기 증상
대장암의 초기 증상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대장암의 대표적 증상들이 보이는 경우에는 이미 손을 쓰기가 힘든 상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목표는 대장암 초기의 아주 미세한 몸의 변화들을 감지해서 혹시 대장암에 걸리더라도 조기 대장암인 상태로 발견하는 것이다.
▶ 대변의 변화
-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옴
- 평소와 다른 형태 배변 습관 – 전에 없던 설사, 변비, 변의 형태 변화
- 배변 후 평소와 다르게 휴지에 변이 많이 묻음
- 배변 후 잔뇨감처럼 변이 남아 있는 느낌
▶ 소화관련 변화
- 별다른 이유 없이 메스꺼움과 구토가 불규칙적으로 생김
- 식욕 상실과 간헐적 빈혈(장 출혈 원인)
대장 내시경 검사의 중요성
대장암의 초기 증상을 설명하긴 했지만, 한 예로 전에 없던 설사나 변비가 생겼다고 해서 곧바로 대장암을 의심한다면 자칫 건강 염려증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대장암의 초기 증상들은 대장암 조기 발견을 위해 숙지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대장 내시경을 하기 위한 명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장 내시경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박하지 못한다. 다만, 검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불편함이 유일한 어려움으로 남아있는데 지천명(知天命) 정도의 타이틀이 생겼다면 그 정도의 수고로움은 감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대장 내시경과 용종
대장 내시경을 통해 발견된 대장 점막의 용종은 일부가 악성으로 변화하면서 결국 최종적으로 암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조기에 발견되어 암으로 진단된 작은 크기의 조기 대장암은 대장내시경 올가미절제술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 최근에는 크기가 비교적 큰 조기 대장암 역시 올가미 대신 각종 박리 칼을 이용해 제거하는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대장암의 발병원인
대장암 역시 대부분의 다른 암들과 마찬가지로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
를 들면, 현재 대장암 발생 원인 가운데 5% 정도는 확실한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약 20% 정도는 유전적 소인과 어느정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며,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등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이 결국 대장암으로 이어지는 가능성 역시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다른 암들과는 달리 대장암의 경우는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고령화는 가장 큰 위험요소로 나이가 50세 이후가 되면 대장암 발생률이 꾸준히 상승한다. 단순하게 상식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보더라도 한 장기를 50년 이상 사용했다면 문제가 생겨도 크게 이상할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통계상 대략 10명 중 9명 이상의 대장암 환자가 50세 이후에 진단된다고 하니 앞서 말했듯이 결국 누가 먼저 발견하느냐가 결국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의 식생활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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