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증이 언제 처음 시작되었는지 이제는 정확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하고 섣불리 코로나 극복을 선언했다가 더 큰 후폭풍을 경험한 나라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결국 어쩔 수 없는 측면에서 코로나와 공존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를 맞이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코로나 시대의 도래가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면 이제는 전 인류의 생각과 생활방식 전체를 바꾸어 놓고 있다. 마스크에 대한 혐오감을 가질 만큼 거부감이 있었던 서양인들도 이제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가 되었고, 모름지기 사람은 일터에 나가 열심히 일하고 밤이 되면 퇴근해 집으로 와야 한다는 우리의 고정 관념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사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도 IT이 발전은 사회 전반적인 변화를 주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미래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진행돼 왔던 터라 기존의 질서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것을 상상할 수는 없었다. AI(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의 개념은 코로나 시대 이전에 이미 등장했지만 모두가 반신반의하며 호기심 측면의 관점에서 바라보았던 경향이 컸다. 현실에서의 적용을 기대하기에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암묵적 동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의 시작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있는 지금은 2년전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막연하게 향후 언젠가 우리 삶에 다가올 것만 같았던 혁신 기술들이 이제는 “비대면의 시대”의 도래와 함께 바로 우리 눈 앞에 펼쳐지게 되었고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환경을 접하며 살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코로나 환자의 폭풍 증가로 인해 현장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분야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IT 강국 대한 민국은 적어도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들에 뒤쳐질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사회적 합의”라는 측면에서는 큰 진통이 예상된다. 비단 한국만이 문제는 아니겠지만 유독 이익집단들 간의 합의 도출에 어려움(예를 들면 한방과 양방, 의사와 약사 사이의 갈등)을 겪었던 일이 많았는데 이제는 이를 넘어 전국민적 컨센서스가 필요하다 보니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일단 코로나 시대에 의료 분야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개인 간 접촉의 최소화와 감염자의 격리 치료라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최근 감염자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일반 환자의 경우 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무척이나 제한적인 상황이고, 이는 국민 건강에 지대한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코로나 환자와 일반 환자를 같은 공간에서 치료하는 것을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는데 이 역시 많은 반대를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대안이 바로 “비대면 진료”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추세지만 한국에서는 전화 상담과 처방전 발급 정도의 서비스가 한시적으로 허용되고 있지만 이마저 의료계의 반발을 마주하고 있다. 점점 시간이 지나 본격적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들어서면 비대면 진료의 활성화는 전세계의 보편적 진료 형태로 자리잡을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의료계의 지속적인 반대는 더 이상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의료계의 반 발에도 나름 이유가 있어 보인다. 아직 비대면 의료의 개념과 적용 범위에 대한 합의나 정의가 없기 때문에 비대면 진료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한 전화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문제가 발생시 어떻게 할 것인가 라는 문제 제기다. 이것을 좀 더 현실적인 표현으로 하자면 비대면 진료로 의료 사고가 생겼을 때 누가 어디까지 어떻게 책임 질 것인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그 잠재적 위험 부담을 의료계가 모두 떠안고 갈 수는 없다는 이야기 인 것이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쉽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의료”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고, 전 세계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K-방역의 이름으로 전 세계가 한국을 부러워한 적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면, 비대면 의료시장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갔을 때 K-의료가 전 세계의 표준이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이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건강 증진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의 의료 분야를 걱정하는 마음에서 글을 시작했지만 결국 우리 대한 민국이 전 세계 비대면 의료시장을 주도하길 바라는 국뽕의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 하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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