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menopause)은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의 여성이 1년이상 생리가 중단된 경우 본인 스스로 폐경(menopause)으로 인지하고 진단까지 내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간혹 이러한 자가 진단 폐경 후, 즉 1년이상 생리가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다시 PMS(생리전증후군) 증상을 보이며 하혈이 보이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본인 스스로 조심스럽게 ‘회춘’이 아닐까 하는 묘한 기분에 사로 잡히게되는 경우가 있다.
60대 여성의 사랑과 회춘
나의 환자이자 절친인 60대 중반의 태평양 섬나라 출신의 여성이 있다. 젊은 시절에 파워리프팅(power lifting) 세계 챔피언을 지냈을 정도로 힘이 넘치는 분이지만 60대 중반이기도 하고 평소에도 생리는 이미 오래전에 완전히 끝났다고 웃으면서 말하시던 분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분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면서 나의 이름을 부르더니 다시 생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순간 ‘의료인’과 ‘친구’의 역할이 뒤섞이며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 분이 그 당시 새롭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기도 했다.
한국인과는 정서적으로 다른 점이 많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 분은 2세 계획까지도 이야기하며 연신 싱글벙글 웃음을 지어 보이셨다. 나는 어설픈 웃음을 지으면 머리속은 점점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 날 당일은 축하한다는 말을 전할 뿐 다른 말은 꺼내지도 못했다.
회춘 VS 여성 질환
사실 이렇게 폐경이 된 후 다시 생리 증상이 보이는 경우가 아주 극도로 드문 경우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생리’ 라기 보다는 ‘출혈’ 이라는 의미로 바라보았을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회춘이라는 단어가 주는 긍정적 에너지 때문인지 폐경 후 다시 출혈이 비치는 경우 대부분 놀라면서도 싫지는 않은 기분이 드는 것 같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통계적인 그리고 일반적인 상식에 기초하면 마냥 좋아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의료인이 입장에서는 일단 부정적인 생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실제 생리인 경우도 분명 있다. 1년 정도 생리가 없어 폐경으로 생각했지만 다시 정상 생리를 하는 경우가 보고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것은 ‘회춘’이라기 보다는 그냥 완전한 폐경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보는 것이 그 현상을 설명하기가 좀 더 수월한 게 사실이다.
폐경과 난소암 그리고 기타 의심 질환
난소암은 주로 4,50 대 여성에게 발생하고, 생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기관이 바로 난소다. 만약, 이 난소에 문제가 생기면 폐경 이후라고 하더라도 비정상적인 질출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해, 회춘을 의미하는 생리가 아니라 몸의 이상 신호인 출혈인 것이다. 난소암의 경우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기는 하지만 폐경이 된 지 오래 지난 후 다시 질출혈이 보였다면 일단은 즉시 산부인과를 찾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폐경 후 갑작스러운 생리혈(질출혈)에 난소암을 먼저 언급한 이유는 3대 부인암 가운데 가장 독하고 무서운 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률적으로는 폐경 후 갑작스러운 질출혈은 자궁내막의 용종이나 자궁근종 등으로 인한 출혈을 의심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보통 자궁경부암검사를 권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는 자궁이라는 기관에 평생 관심을 보이며 살아야 한다. 끊임없이 관찰하며 작은 변화도 무시하지 말고 늘 묻고, 의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폐경인 중년 여성의 질출혈도 마찬가지다 ‘회춘’이라는 환상도, ‘암’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금물이다. 병원을 찾아 전문의에게 답을 구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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