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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병(당.고.심)

당뇨전단계와 거꾸로 식사..뉴질랜드 복귀 후 피검사 결과

by 수쌤엔젯 202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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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3년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그리고 내가 당뇨전단계에 있음을 알게 된 후 첫 한국 방문이니 무엇보다 식사 관리에 대한 철저한 정신무장이 필요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흰 쌀밥 위주의 식사를 하고 계신 부모님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 심적으로 큰 부담이었다. 


서울 도착 첫 날부터 예상대로 매 식사가 진수성찬이었다. 3년만에 보는 막내 아들을 위한 사랑의 표현이겠지만, 나에게는 넘어야 할 난관이었다. 사실 어머님께서 현재 당뇨를 앓고 있기 때문에 나의 당뇨상태를 알게 되면 자책하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먹성 좋은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결국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당뇨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거꾸로 식사법이었다. 거꾸로 식사의 방법은 밥 → 반찬 순으로 먹는 대신 야채 → 반찬(고기, 생선, 국거리 등) → 밥이 되도록 순서를 바꾸어 먹는 방법이다. 밥의 양도 평소의 절반 정도를 최대한 천천히 먹었다. 식사 후에는 부모님 과의 대화 타임을 위해 믹스커피를 마시는 호사까지 누렸다. 


그렇게 한달을 삼식이 생활을 하면서 보낸 후 나의 당뇨상태에 대한 걱정과 함께 뉴질랜드로 돌아왔다. 내가 GP등록을 한 병원은 1월 11일에 다시 문을 연다고 해서 11일 오전에 곧 바로 예약을 잡았다. 마침 Medical Certificate도 필요한 상태였기 때문에 어차피 서둘러야 하긴 했다. 그렇게 피검사를 마치고 나서도 하루 종일 걱정이 떠나지 않았는데 저녁을 먹고나서 맥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산 후 나오는데 검사 결과를 알리는 이메일이 도착했다. 

 

피검사결과보고서
Labtests 피검사 결과



제발 당뇨 전단계만 유지되기를 바라며 검사 결과를 보기 시작했다. 휴.. 살았다.. 예상과 달리 오히려 지난 검사보다도 당화혈색소 수치가 낮게 나왔고 각종 콜레스테롤 수치도 너무 잘 나온 것이다. 나의 건강 염려증이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나름대로 원인 분석을 해보았다.  


분명 한식 위주의 과식에 가까운 하루 세끼 식사를 한 달이나 지속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어머니의 정성과 거꾸로 식사법 덕분인 것 같다. 우선 어머님은 음식 준비과정에서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시고 각종 나물 반찬을 상에 올리시는데, 거꾸로 식사를 하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평소에 좋아하지 않던 나물을 골고루 먹게 되었다. 이 곳에도 한국 분들이 운영하시는 반찬가게가 있는데 몇 번 혈당 폭탄을 맞은 후로는 발길을 끊었지만 정답은 결국 내 어머니에게 있었다. 


이제 다시 공은 나에게 돌아왔다. 앞으로 이 곳에서의 식단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에 대한 정답은 나와있는데 이렇게 막막한 기분이 드는 건 왜 일까.. 


검사 결과지를 출력해 화일에 넣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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