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뉴질랜드 의회에서 2009년 1월1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에게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새로운 금연법을 통과시켰다는 보도가 전 세계를 떠들 석 하게 만들었다. 이 법안이 드디어 올 해(2023년)부터 시행되며, 이를 어길 경우 NZ$150,000 한화로 계산하면 약1억2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무시무시한 법이다.
이정도의 강력한 법이 새롭게 시행되는 것이라면 현재 이곳 뉴질랜드 지역 매체에서도 자주 관련 소식을 다루어야 할 법한데 오히려 관심은 다른 나라들이 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2009년생이라고 해도 이제 14세 정도일 테니 판매자나 구매자나 위반 확률이야 높지 않겠지만 지난해 그 뜨거웠던 관심이 줄어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법안을 발의한 Ayesha Verrall 보건부 장관은 그 당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법안은 금연 미래를 향한 한 걸음이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게 될 것이며 의료 시스템은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NZ $50억을 아낄 수 있을 것이다.”
뉴질랜드의 흡연율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도 낮은 수준이다. OECD 회원국의 성인 평균 흡연율은 16.5%인데 반해, 지난해 뉴질랜드의 성인 흡연율은 그 절반에 불과한 8%를 기록했으며 이는 작년의 9.4%에서 더욱 감소한 수치이다. 최종적으로 정부는 2025년까지 흡연율을 5% 미만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담배회사들이 뉴질랜드의 이러한 도발(그들의 입장에서는)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궁금하다. 뉴질랜드 시장이라는 것이 그만큼 그들에게는 큰 시장이 아니라서 괜한 이슈만 증폭 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은 아닐까..
다만, 한가지 우려가 되는 점은 이 법안이 담배 제품을 전국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소매점의 수를 현재 6,000개에서 600개로 제한하고 담배의 니코틴 수치를 줄여 중독성을 줄이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과 요즘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전자담배를 금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매점의 수를 현재의 1/10로 줄인다는 것은 암시장의 등장이 우려되고 요즘 거의 모든 상가마다 들어서고 있는 전자담배 판매점들 보자면 연초 흡연율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다른 새로운 흡연으로의 이동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새로운 금연법안의 첫 위반 사례가 언제쯤 발생하게 될까? 당장은 아니겠지만 2009년 생들이 더 나이가 들어서도 평생 담배를 구매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비흡연자로 평생을 살게 될까? 한 때 흡연자였던 적이 있어서 인지 향후 발생할 변화들이 무척 궁금한 1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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